2017년 4월 30일 일요일

세상은 하루아침에 변하지 않는다.

 

  요즘 나의 속을 상하게 하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착각이다. 세상이 어느 날 갑자기 좋아지리라고 생각하는 착각. 완전무결한 누군가가 나타나서 우리를 구원에 이르게 인도해줄 것이라는 착각. 각자의 특성이 인정받는 시기에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과도한 긍정사회의 말로인 것 같기도 하고.

  세살은 어느 날 갑자기 변하지 않는다. 오늘 바로 지금 이 순간 우리가 누리고 잇는 것들이 당연시 되기까지는 긴 세월이 걸렸다. 매 시대마다의 변화를 주도했던 계층도 각기 다르지만, 확실한 것은 단 한 사람만의 힘으로 바꾼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신화난 위인전을 읽고 자란다. 다 큰 성인이 되고 나서는 불세출의 누군가가 이룬 업적이나 생애를 듣고 다니며 스펙을 쌓으려 노력한다. 혹은 그 사람을 롤 모델로 지정하고 닮기 위해 애쓴다. 단 한 사람이면 충분하다. 그 사람이 이룬 모든 것들이 너무나도 대단해 보인다.

  하지만 개인이 혼자서 이룰 수 있는 것은 없다. 더군다나 고도로 사회화된 현대에서 그게 가능할런지... 혼자서 성공한 것 같은 사람도 다른 사람들과 연대를 이루고 있고, 그 연대에서 발현된 힘이 그의 발 아래를 받혀준다. 소위 진보를 자처하는 사람들은 인간의 우상화를 거부한다. 70년대 급속한 산업화가 일어났을 때, 당시 박정희 한 사람이 그 모든 것을 이루었다는 낡은 통념을 거부한다. 그것은 영웅 한 사람이 이룬 것이 아니다. 많은 영웅들의 땀과 피가 한강으로 흘러들어 만들어낸 건축이다.

  그런데 왜 진보를 자처하는 사람들마저 세상이 하루아침에 변하기를 원하는지, 참 속상하다. 우리는 인내하고 인내하면서 희망을 버리지 말아야 한다. 오늘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내일이 있으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또 실제로 그런 내일을 만들기 위해 인내해야 한다. 나는 오늘이 어제보다 살기 좋은 세상이 되었다고 확신한다. 예전에는 누릴 수 없던 것들이 이제는 생활 속으로 깊숙하게 들어섰다. 그렇기 때문에 내일은 오늘보다 나으리라는 확신을 갖는다. 비록 내가 영광을 누리지 못하고 사라질지라도, 다음 세대들은 우리가 노력하여 이룩한 결과들 속에서 행복을 누리며 살 것이라고 확신한다.

  술 마시고 쓰는데 3분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