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새벽 알바를 시작한지 반년이 넘었다. 여전히 토, 일요일의 잠을 담보로 돈을 벌고 있는 중이다. 조용하고 서늘한 밤과 새벽을 보내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잡생각들이 떠올라서 괴롭다. 꼭 행복하고 기분 좋은 망상들은 등장하지 않는다. 온통 암울.
예전에는 단지 피로를 풀기 위해서 잠을 자야한다고만 생각했다. 오늘의 피곤함을 깨끗히 씻어내고 다시 힘찬 하루를 시작하기 위한 재충전의 시간. 물론 사람의 신체는 잠을 자야만 가장 정상적으로, 이상적으로 기능할 수 있다. 그러나 잠을 자야 하는 이유는 그것뿐만이 아닌 것 같다. 밤에 잠을 자지 않으면 우울함이 찾아오기 때문에 자야하는 것이다.
뜬 눈으로 지새는 밤은 참 길다. 자고 일어나면 금방 햇살이 비추는데. 잠 없이 기다리는 햇살은 참 야속하게도 늘 늦는다. 거리가 어두워지고 밤이 녹아내리면 내 마음도 따라서 어두컴컴해지고 만다. 생각을 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금새 내 머릿속 울림에 귀기울이고 있다. 들어봐야 좋은 것 하나도 없는데. 그런데도 듣게 된다. 하기야 내가 나한테 하는 말인데 내가 아니면 누가 듣겠어...
끝맺음을 못하겠다. 길을 잃어버렸네.
끝맺음을 못하겠다. 길을 잃어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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