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 30일 일요일

군함도 후기

  1. 군함도에 대한 평가가 극으로 달리는 것과는 다르게, 기승전까지 이어지는 흐름은 나쁘지 않다. 군함도 내에서 벌어지는 수탈과 같은 민족을 배신한 나쁜 조선인에 대한 묘사가 인상적. 영화 중반부까지는 고증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나 싶다. 군함도의 스케일을 보여주는 카메라 테이크도 꽤 볼만했다. 영상미 하나는 잘 뽑은듯.

  2. 작품 중반부까지 이야기의 흐름을 이끌어나가는 것은 황정민과 아역 김수안이 연기한 부녀. 아역의 연기가 일품이고 매너리즘 이야기가 무색하게 황정민의 연기 또한 영화에 너무도 잘 녹아들었다. 그러나 다른 캐릭터들의 힘은 약하다. 이정현과 소지섭의 연기는 영화와 고르게 맞는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결말로 치달을수록 영화 속에서 자연스러워지긴 했다. 다만 자연스러워진 이후의 이야기가 너무 허무맹랑한 연애담이라서 문제..

  3. 중반부까지 부녀의 힘으로 이끌어오던 영화는 그러나 송중기의 등장으로 와장창. 송중기의 존재와 연기가 영화의 색과는 너무도 어울리지 않는다. 그도 그럴것이 송중기가 맡은 캐릭터가 너무 진부한데다가, 뜬금없고, 허무맹랑하고, 이야기의 흐름을 압축하여 폭발시켜 빅뱅을 만들어버린... 차라리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나 테이큰에 딱 어울리는 성격이기 때문이다. 마침내 이 캐릭터가 등장함으로써 영화가 드러내고자 하는 것처럼 보였던 메시지는 흐리멍텅하게 녹아버렸다. 왜 막판에 호화로운 액션을 넣어야 했는지, 왜 슬로우모션을 그렇게 쓸데없는 곳마다 써야 했는지... 좀 착잡했다.

  4. 하기야 상업영화니까 이해는 된다. 많은 제작비가 들어갔고, 많은 관객을 끌어모을 심산으로 만든 영화니까 눈요깃거리를 반드시 넣어야겠지... 그렇지만 이 좋은 소재가 이렇게 쓰여버린 것은 참 아쉽다. 감독의 역량부족이라고 말하긴 힘들다고 생각한다. 그도 이 영화가 얼마나 큰 흥행을 거두어야 하는지 알았을 것 아닌가. 이럴 수 밖에 없었겠지. 그렇지만...

  5. 그래도 류승완은 류승완인게, 비록 어이없이 액션신의 과정이 전개되기는 해도, 액션신 자체는 훌륭하다. 그러니까 보는 맛은 확실한 영화다. 보는 맛만큼은...!

  종종 <덩케르크>와 비교를 당하곤 하는데 둘은 성격이 완전히 다른 영화다. 배경만 좀 비슷하지... <덩케르크>와 <군함도>를 비교해서 어느 하나를 골라 보는 것보다는 그냥 둘 다 보고 비교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2017년 7월 28일 금요일

나는 겨울을 좋아한다



  이상하게도 겨울만 되면 가슴이 콩닥거린다. 지난 겨울날들 중 어느 날에 좋은 일이 있었던가? 하면 그것도 아닌 것 같다. 떠오르는 추억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는 왜 겨울만 되면 가슴이 뛰는 걸까?
  겨울이 언제 시작되는지 정확하게 아는 것도 아니다. 몇월의 몇일날 바로 겨울이 되는 것도 아닌데. 그러니까, 나의 설렘은 정확히 어느 날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슬며시 고개를 치켜드는 것이다. 그래서 어느 순간에야 나도 모르게 가슴이 뛰고 있음을 알게 되고, 겨울이 왔음을 실감한다.
  돌이켜보면 내 인생의 굵직한 사건들은 겨울에 일어났다. 아무래도 내가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도를 넘은 탓이다. 그덕에 좋은 일은 없었다. 늘 마음 졸이고 잘못을 되새겼던 기억들만...
  내가 느끼는 겨울은 노래로 치면 이렇다. 차분해보이는 것은 단지 겨울의 겉모습이고, 내 마음은 그 속에서 위험하게 흔들흔들거린다. 나대지 좀 말지.....
  그래도 나는 겨울이 좋다. 위험한 줄 알면서도 그만큼 가슴이 벅차오르는 게 좋다, 그만큼 행복한 날들은 또 없다. 잘못에 대한 사죄와 반성은 흥분이 눈처럼 녹아내린 봄날의 내가 할 것이다.

2017년 7월 26일 수요일

요즘 듣는 노래들


  이번 앨범 수록곡들 다 좋지만 이게 가장 듣기 편안함.



  역시 편안한 멜로디, 그리고 서정적인 가사.



  요즘은 이런 올드스쿨이 좋다. 그러고보니 이것도 편안한 멜로디...



  조금씩 끓어오르다가 마침내 100도가 되는 과정.



  현재 PBR&B 장르의 선두.



  오랜만에 듣고 있는 트레이 송즈. 점점 얼굴이 크리스 브라운이랑 닮는 것 같다...

최근에 본 영화 두 편

  1. 스파이더맨 홈커밍

  '홈커밍'이란 단어가 정말 잘 어울리는 스파이더맨의 마블 복귀작. 십대 소년의 유쾌함과 힘을 가진 히어로의 고민과 진정한 영웅으로 성장하는 자아가 즐겁게 뒤섞인 작품. 원작 스파이더맨과 이전 스파이디 영화들에서 뽑아낸 오마주가 관객을 더욱 즐겁게 한다. 그러나 오마주를 모른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없이 충분히 즐길 수 있다.
  하지만 가벼움으로 인해 앞으로의 활약상을 그려내기가 어렵게 된 것은 아닐지 염려된다. 2018년에 개봉될 인피니티 워는 절대 가벼울 작품이 아닐 것인데... 아니면 그 전에 속편을 제작해서 흐름을 살짝 바꿀 수도 있고.


  2. 덩케르크

  짧은 러닝타임과 조용한 고동. 전장에서 벌어지는 휴머니즘을 훌륭하게 압축한 작품. 액션신이 거의 없지만 오히려 전쟁의 본질과 삶의 무게감이 깊게 느껴진다. 별다른 대사 없이 인물을 담아내는 카메라 워크와 테이크만으로 이루어진 감정묘사가 탁월하며, 날카로운 배경음악이 철수 당시의 상황을 더욱 생생하게 보여준다. 고증도 매우 잘 이루어진 덕분에 역사를 알고 가면 더 재밌다.
  그러나 다큐멘터리 형식 혹은 고요함을 바탕으로 둔 영화에 흥미가 없는 사람은 꼭 피해야 할 영화.... 영화관에서 보다가 자는 사람도 봤다. 또한 전쟁에 별 관심 없는 사람도 피하는게 좋을 듯.

2017년 5월 8일 월요일

난 엄마가 늘 베푼 사랑에 어색해



  그래서 그런건가.
  늘 어렵다니까.

페페가 죽다니...



  알트라이트에 희생당한 우리의 친구...
  세상 어디를 가나 문제가 되는 사람들은 성향이 비슷한 것 같아.

대선 투표를 하고 난 뒤 결과를 기다리며

 

  ... 그러나 그림자를 두려워하지 않는 스스로 계몽된 군주만이, 동시에 공공의 평화를 확보 하기 위해 잘 훈련된 수많은 군대를 가지고 있는 군주만이 어떤 공화국도 감히 말할 수 없 었던 다음과 같은 것을 말할 수 있다. “너희들이 하고자 하는 일에 관해 너희들이 원하는 만큼 따져 보라. 그러나 복종하라!” 이렇게 하여 여기서 이상하고 예기치 않았던 일이 진행 된다. 다른 경우와 마찬가지로, 전체적으로 고찰해 보면, 이러한 일의 진행 속에서는 거의 모든 것이 역설적이다. 시민적 자유의 정도를 한층 크게 하는 것은 국민의 정신의 자유에 유리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정신의 자유에 넘을 수 없는 한계를 설정하는 것이다. 이에 반해, 시민적 자유의 정도를 한층 적게 하는 것은 국민 각자가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 할 수 있는 여지를 부여하는 것이다. 그때 이런 딱딱한 껍질 밑으로부터 자연이 가장 조심 스럽게 보호하는 삭을, 곧 자유 사상에의 경향과 소명을 계발하게 되면, 이것은 점차 국민 의 성격에 반작용하게 되고(이에 의해 국민은 점점 행동의 자유를 발휘하게 된다), 마침내 는 이 반작용이 통치의 원리에까지 미치게 되어 정부는 이제야 기계 이상인 인간을 그의 품 위에 어울리게 대접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하기에 이른다.

  1784년 9월 30일 프로이센의 쾨니히스베르크, I. Kant.

  <계몽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변> 중 마지막 부분.


  인간이라면 스스로의 지성을 사용할 용기를 지녀야하고, 이는 사유의 자유와 행동의 자유를 포괄하는 인간의 자유가 전제되어야 한다.
  군주는 마땅히 이 자유를 인정하고 보호하며 침범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만일 군주가 그의 힘으로 자유를 침해하는 일이 있어서, 그로 인하여 이성의 공적 사용이 방해를 받는다면 그 군주는 시민의 이름으로 끌어내릴 수 있다.
  그러니 너 자신의 지성을 사용할 용기를 가져라! 나에게는 이 말이 자신의 에고를 알처럼 깨고 나와서 지성의 사용을 날개삼아 이성의 세상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라는 말처럼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