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12일 목요일

I never wanted this through our way



  I wasn't going to say "I'm ok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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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이 온다. 이번에는 별 일 없기를...

2017년 10월 1일 일요일

돌리기 아쉬운, 내내 안타까워만 하는



  내 발걸음을 그댄 눈치챘나요.

사람이 잠을 자야 하는 이유

  <강철의 연금술사>에 나오는 알폰스 엘릭은 금단의 연성을 시도한 댓가로 신체를 빼앗기고 만다. 대신 갑옷 속에 영혼을 고정시키는 방법으로 살아가게 되는데, 정상적인 신체가 없기 때문에 먹지도 자지도 못한다. 잠을 잘 수 없게된 그는 매일 밤을 멀쩡한 정신으로 지루하게 보내야 하는 고통을 겪는다...

  내가 새벽 알바를 시작한지 반년이 넘었다. 여전히 토, 일요일의 잠을 담보로 돈을 벌고 있는 중이다. 조용하고 서늘한 밤과 새벽을 보내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잡생각들이 떠올라서 괴롭다. 꼭 행복하고 기분 좋은 망상들은 등장하지 않는다. 온통 암울.

  예전에는 단지 피로를 풀기 위해서 잠을 자야한다고만 생각했다. 오늘의 피곤함을 깨끗히 씻어내고 다시 힘찬 하루를 시작하기 위한 재충전의 시간. 물론 사람의 신체는 잠을 자야만 가장 정상적으로, 이상적으로 기능할 수 있다. 그러나 잠을 자야 하는 이유는 그것뿐만이 아닌 것 같다. 밤에 잠을 자지 않으면 우울함이 찾아오기 때문에 자야하는 것이다. 

  뜬 눈으로 지새는 밤은 참 길다. 자고 일어나면 금방 햇살이 비추는데. 잠 없이 기다리는 햇살은 참 야속하게도 늘 늦는다. 거리가 어두워지고 밤이 녹아내리면 내 마음도 따라서 어두컴컴해지고 만다. 생각을 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금새 내 머릿속 울림에 귀기울이고 있다. 들어봐야 좋은 것 하나도 없는데. 그런데도 듣게 된다. 하기야 내가 나한테 하는 말인데 내가 아니면 누가 듣겠어...

  끝맺음을 못하겠다. 길을 잃어버렸네.

우효



  올해 나온 곡 <민들레>.




  내가 우효 노래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금요일>.


  요즘 우효의 노래를 열심히 듣고 있다. 처음 접했을 때는 나른하고 따스한 음악만 취급하는 줄 알았는데, 지금까지 나왔던 앨범들을 들어보면 참 다양한 색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나른하면서도 발랄하고 또 사람 우울하게 만드는 재주도 있는 뮤지션. 다양한 색을 음악에 펼쳐보일 줄 아는 만큼 음악에 대한 이해와 조예가 깊은 사람이지 않을까.

2017년 9월 24일 일요일

왠지 모를 이 떨림에



  마음이 터질 것만 같아.

  알 수 없는 이 설렘에
  뭐가 더 필요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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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떨림이라면 나도 매일 느끼는데.
  다른 종류의 가슴떨림이지만...
  음악이라도 신나는 거 들어야지.

굴레

  1.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나와 타인의 이해가 맞물리기 참 어렵다는 사실을 자주 느낀다. 나와 그 사람이 서로 반대되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가 아니다. 오히려 나는 그를 존중하고 그도 역시 나를 존중하면서 비슷한 생각을 갖고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나 나의 견해나 느낌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아주 없다고 봐도 좋다. 같은 이야기를 나누는 듯이 보이지만 사실 그 사이에는 얇은 간극이 있다. 간극은 말을 나누면 나눌수록 깊어진다. 그러나 옆으로 벌어지지는 않기에 겉으로 보기엔 멀쩡해 보일 수도 있다. 나와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겠느냐만, 적어도 반 정도는 같은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2. 스스로 소심해졌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아무 말이나, 아무 생각이나 해도 전혀 두렵지 않았는데. 철이 들거나 성숙해진 것과는 다르다. 해야 할 말도, 해야만 하는 말도 삼키고 산다. 나중에 벌어질 일들이 무섭다. 싸움을 기피하게 되고 심지어는 장난식으로 투닥거리는 것도 못하겠다. 심장이 확 줄어버리는 느낌이 든다. 그만하고 싶다. 무엇이 나를 겁쟁이로 만들었을까.

  3. 요즘 악몽을 자주 꾼다. 대부분 알바와 관련된 꿈이다. 야간 새벽 알바를 하고 있는데, 밤 11시부터 아침 8시까지 일을 한다. 알바와 관련된 악몽의 내용은 항상 무엇하나 틀림없이 다 똑같다. 내가 아르바이트 시간을 잊어버린 채로 놀다가 나중에야 사실을 깨닫고 식겁하는 내용이다. 밤에 알바를 하고 돌아와서 아침에 잠을 자기 때문에 바이오리듬이 깨져서 그런가. 글로 쓰면 별 것 아닌 것 같은데도, 악몽을 꿀 때마다 식은땀이 난다.

가을이 주머니에서

  찰칵, 낙엽을 꺼낸다
  아직 핏기 마르지 않은 부고 한 장
  그녀가 입꼬리를 살짝 치켜올려 고양이, 라고 읽으며
  1280X960 파인더 밖을 내다보고 있을 때

  순식간에 지나가는 한 컷
  고양이가 껍질 벗긴 장어 한 마리를 훔쳐 물고 달아난다
  명산장어에서 한 칸 공터를 지나 오동도횟집까지
  햇살을 파닥이며 바람이 재빨리 불고 간다
  피복 벗겨진 고압선처럼
  몸에서 꺼낸 한 줄기, 그림자가 시뻘겋게 감전되는
  오후 1시 30분 저기 한 칸 빈 주머니에
  지- 지- 직 섬광이 지나갔던 걸까
  고요 속에 파들거리고 있는 그녀를 관통하여
  찰칵, 낙엽이 진다

  박유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