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1일 일요일

리처드 링클레이터, <보이후드>



  2014년 최고의 영화로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던 영화, <보이후드>. 지난해 영화를 거의 안보다시피 한 탓에 이 영화 역시 거르고 말았다. 뒤늦게나마 영화를 감상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는 중후반까지 긴장을 끌고가다가 후반부에 그 맥이 풀리면서 인생에 대한 환기를 시켜주는 전개로 흐른다. 긴장은 대부분 새 아빠 두명의 꼰대스러움(...)으로 인해 생성된다. (영화를 자세히 보면 볼수록 꼰대라는게 얼마나 답이 없는지를 실감하게 된다.) 혹은 엄마와 친부 사이의 긴장감도 있는데 이는 후반부에 해소가 되는데다가 크게 일어나지도 않으니 패스. 후반부 해소는 메이슨이 인생에 대한 새로운 자각을 얻으면서 이루어진다.

  다시 말해, 본 영화는 흐르는 인생에 대한 영화이다. 감독도 이를 드러내기 위해 12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영화를 촬영했으니, 그 노력이 실로 어마어마하다. 만일 중간에 감독이 불의의 일을 당해 에단 호크가 스피커폰을 이어 받았다면 영화의 색이 또 달라졌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일단 링클레이터가 의도한 인생의 환기는 영화에 매우 깊은 숨을 불어넣어 준다. 다만 러닝타임이 3시간 가까이 되다 보니 조금 지루함을 느낀다. <반지의 제왕>같은 판타지물도 아니고, 일상을 3시간 동안 보여주다 보니, 영화 속 긴장감이 아무리 크더라도 질리는 감이 있다.

  추가로 인생에 대한 소년의 여정뿐만 아니라 구세대와 신세대의 갈등, 부모와 자식간의 괴리, 부모로서의 도리 등이 작품 전반에 드러나는데, 특히 부모가 자식을 낳고 기르고 독립시키는 과정에서의 허망함까지 다 드러나 있다보니 부모님들에게 보여줘도 아주 좋은(?) 영화가 될 듯. 좋다기보다 공감이 매우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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