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7일 토요일

차이나타운을 다녀왔다.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이 바글바글... 그래도 명동이나 신촌같은 서울의 명소에 비할 바는 못되었지만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지나가야 할 정도로는 충분히 많았다. 그것도 동화마을로 가는 골목이나 경찰서 쪽으로 건너가는 길목에는 사람이 없이 조용했는데, 화덕만두 가게가 집중적으로 늘어선 골목이나 유명 중국 레스토랑 앞에만 사람들이 들어차, 그곳만 소란스럽고 왁자지껄 했던 것이 꼭 체하는 기분이었다. 차이나타운도 그 많은 가게들 중에서 방금 말한 이곳, 가게들이 싹 다 몰려있는 삼거리 근처 가게들만 문전성시를 이루는 것을 보고 어딜가나 사람들 심리는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그 근처에서 사먹었다만...

  항구 근처라 그런지 날씨는 꽤 쌀쌀했다. 열차에서 내린 직후에는 얇고 조그마한 비가 똑똑 내리기도 했다. 얼마 안가서 그치기는 했지만 확실히 날이 더 추워지는 데에는 어느정도 역할을 했을 것이다. 채 젖지도 못해 검게 적셔지다가 만 회색 시멘트 바닥 위라서 그런지 더 추운 기분. 셔츠에 니트까지 입고 갔지만 결국 겉옷으로 입고 간 야상의 앞 지퍼마저 모조리 올리고 말았다.

  동화마을은 커플들로 가득했다. 사랑이 넘치는 동화마을 전경에 어린아이들은 다소 밀려난 모습이었다. 누구를 위한 동화인가. 그렇다고 볼 것이나 찍을 것이 많은 것도 아니었다. 결국 동화마을을 슥 한번 둘러보고는 자유공원을 향했다.

  자유공원은 더 추웠다. 높아서 그런걸까. 마침 바람도 제법 강하게 불어서 추위를 타는 나와 일행의 앞으로는 연을 날리고 있는 부자도 있었다. 실타래에 감긴 실을 풀었다 당겻다하는 방식으로 날리는 전통적인 연은 참 오랜만에 보았다. 아들이 먼저 연을 높이 올린 후에 연이 바람을 타고 이리저리 하늘을 구경하고 있으면 아빠가 다른 연을 들고 그 옆에 다가가 서로 높이를 비교하고는 했다. 좋은 풍경이었다. 추웠지만.

  이 글을 쓰는 결정적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이다. 차이나타운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유명 음식점인 연경에 들어갔다. 주문한 메뉴는 삼선짬뽕. 하얀 자장면을 시켰어야 했는데 그만 깜빡하고 짬뽕을 시킨것이 비극의 원인이었다. 짬뽕은 우선 참 희한했다. 이상한것이 아니라 희한했다. 짬뽕에 새우튀김이 올려져있다. 새우가 아니라 튀김이. 먹으면서도 아니 왜 튀겨서 올리는걸까 의아했다. 그리고 면을 맛본 순간, 아... 이건 차이나타운이라서 잘 팔리는 것 뿐이구나... 그냥 학교 앞 중국집에서 먹는 것이랑 똑같은데... 어딜가나 그렇지만 역시 장사는 맛이 아니라 언플과 광고로 하는 것이었다. 이를 뼈저리게 느낀 나는 내 자신에 대한 서운함과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이과두주와 칭따오를 시키는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화덕만두는 먹을만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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