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10일 일요일

이상과 현실의 거리, 조 존스턴의 <옥토버 스카이>

 최근 즐겨보는 예능프로가 있다. jtbc에서 하는 비정상회담. 패널들도 전부 매력적이고 mc들 특히 유세윤의 역량이 무지막지하게 드러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에서 3화쯤이었던가, 현실과 꿈 사이에서 고민하는 사람을 두고 비정상인가, 정상인가를 토론해보았다. 사연의 남자는 7년째 시험에 매달리고 있는 사람이었고, 패널들 대부분은 비정상이라고 답했다. 7년동안이나 했으면 슬슬 현실을 깨닫고 본인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 사람은 7년이라는 시간을 공부하며 고민했지만 우리는 종종 몇개월도 안되어서 본인의 꿈과 현실에 대하여 줄타기를 하고는 한다. <옥토버 스카이>는 그런 사람들의 영화이다.

 1. 제이크 질렌할의 풋풋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어필이 될 수 있는 영화이다. 질렌할은 매력적이면서도 고민하는 소년 주인공의 역할을 잘 표현해내어 영화에 감칠맛을 더했다.

 2. 크리스 쿠퍼는 아버지 역이 정말 잘 맞는다. 특히 꼰대...라고 불릴 만한 전통적인 아버지상. <아메리칸 뷰티>에서도 드러난 그의 아버지 연기란....

 3. 철없어 보이는 개구쟁이 소년이 위성을 한 번 본것으로 곧바로 로켓 발사 작업에 돌입한다는 것이 조금 벙쪘다. 고작 딱 한번, 물론 그 때 당시의 위성의 위엄이야 지금보다도 더 했겠지만 고작 한 번 본 것으로 꿈을 갖고 로켓을 만든다는 것은 조금 어색하게 보였다. 뭐 그럴수도 있겠지만. 여자대신에 로켓에 반한 거라고 쳐두려 한다.

 4. 소년의 성장이나 꿈을 쫓는 영화는 늘 그렇듯 도우미가 있다. 여기서는 그의 세 친구들과 선생님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또한 무정해보이는 아버지도 결정적인 순간에 도움을 주는데, 이는 영화의 감동적인 면을 더한다.

 5. 이제껏 소년을 보고 광부나 되라던 아버지가 소년의 꿈을 지원해준다는 것은 굉장한 감동 포인트지만, 조 존스턴은 이 장면을 과장되어 억지로 표현하지 않았다. 흔한 한국영화의 산파처럼 음악이 깔리고, 인물의 모습이 점차 클로즈업되며, 굵은 눈물을 흘리는 그런 연출보다는 약간의 조크로서 감동을 확실하게 표현하는 연출을 보여준다.

 6. 탄광은 일종의 덫과 같다. 또한 아버지의 그림자라고 할 수 있다. 탄광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영원히 아버지의 그림자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과 같다. 때문에 주인공은 절대 탄광으로 내려가지 않겠다고 거듭 다짐을 한다.

 7. 그러나 결국 어쩔 수 없이 광산으로 가게 되는데, 그때가 주인공에게 있어 가장 비참했던 시기로 묘사된다. 산불 누명보다도 더.

 8. 영화는 약간 하이틴스러운 모습도 보이는데, 주인공과 그 주인공을 바라보는 한 명의 소녀 때문. 거기에 도로시라고 하는 철없는 소녀 한명이 곁들여져서 10대 소년의 사랑 심리가 조금 엿보이는 연출.

 9. 마지막 로켓은 아주 높이 솟아오른다. 소년과 그의 아버지가 어깨동무를 하고 로켓을 바라보는 것과 마을 사람들과 도움을 준 선생님이 병실에서 로켓을 바라보는 연출은 보다 진한 감동을 느끼게 해준다. 한국 영화들이 좀 배웠으면 하는 부분.... 괜히 산파로 끌고가는 것보다 이 편이 훨씬 자연스럽고 여운이 보다 더 길게 남는다.

 10. 가족들 중 형은 유일하게 한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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