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한 너무나도 유명한 일본의 멜로 영화. 2004년 국내에 처음 개봉할 당시만 해도 큰 인기를 끌지 못했으나, 이후 입소문을 타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보게 된 영화 중 하나.
사실 내가 이 영화를 알게 된 것은 2004년 개봉할 당시 바로 그 때였다. 처음 느껴본 난해한 제목과 함께 당시 비슷한 시기에 개봉했던 다른 영화의 아주 걍렬한... 타이틀 덕분에 그 둘을 같이 묶어서 외워버린 기억이 있다. 10년이 흘러서야 찾아 보게 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조그만 새싹일 당시의 일이다.
1. 영화 도입부부터 시작해 영화 중간중간마다 나오는 나레이셔는 내내 담담한 어조로 흘러간다. 영화의 담백한 맛을 살려주는 기법. 인물 대신의 풍경과 함께 나레이션을 흘려 보내는 연출은 유독 일본 작품에서 많이 보이는 듯.
(간혹 이런 나레이션 연출을 금전적인 문제로...이용해 먹는 대표적 작품 역시 일본작. 은혼이라던가...은혼...이라던가....)
2. 사강의 책이 영화의 큰 틀로서 나온다. 조제란 이름의 출처와 영화의 줄거리 모두 사강의 책에서 나왔기 때문. 줄거리는 책에서 나왔다기 보다는 책을 따라갔다고 하는 편이 맞겠다. 원작의 소설은 영화와 엔딩이 다르기 때문에, 영화만이 사강의 책을 따르고 있다.
3. 장애에 대한 나쁜 인식 때문에 늘 해저 깊은 바다 속에서 헤엄칠 수 밖에 없던 조제는 스스로를 물고기라고 부른다. 영화 타이틀의 물고기는 조제 자신을 가리키는 것. 그래서인지 조제는 영화 말미에 물고기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다.
4. 조제가 물고기에 집착하는 것은 이별의 전조라고 해석해본다. 스스로를 물고기라고 부르는 조제가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다시금 스스로를 물고기라고 인식하는 것이라고 생각. 물론 사랑을 경험해보지 못했던 깊은 해저 속 조제와 사랑을 경험한 조제는 활동하는 수면이 다르겠으나, 결국 둘은 어쨌거나 바다에 사는 물고기인걸.
5. 조제는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호랑이를 보러 오고 싶었다고 말한다. 호랑이는 조제에게 있어 장벽이나 턱과도 같은, 그간 넘지 못했던 장애물이다.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그 턱을 넘고 싶었던 것.
6. 카나이 하루키는 은근히 맥거핀으로 쓰이는 눈치. 엄청 중요해 보이지만 사실 얘가 없었더라도 사건은 잘 진행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7. 아무리 사랑했던 사이라도 언젠가는 식어버리기 마련, 이라는 주제를 담백하게 뽑아낸 영화. 비슷한 영화로 <500일의 썸머>가 생각났는데, 둘 다 헤어지고 바로 교제를 시작하는 것도 그렇고 ㅂㄷㅂㄷ.... 다음에 한 번 비교해보고 싶은데 시간이 있을지.
8. 멜로는 역시 일본.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