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무살이 되어 술자리에 처음 나갔을 때부터 어제의 술자리에 참석했을 때까지 정말 많은 술병과 잔들이 오가고 매번 먹고 마시는 것도 달랐다. 어떤 건 맛있고 어떤 건 맛이 정말 없어서 입만 버렸을 때도 있었다. 술자리에 나가서 가장 안주삼을만한 건 사람들의 이야기만한 것이 없다. 정말 많은 물음과 대답들이 오가고 매번 농담삼아 말하는 것도 달랐다. 어떤 이야기는 달콤하고 어떤 건 맛이 정말 없어서 기분만 버렸을 때도 있었다. 스무살적 우리의 이야기 주제는 그야말로 무질서해서, 이런 말 저런 말 아무말이나 섞어서 소맥과 함께 들이마셨다. 취할 수록 말이 많아지고 섞을 재료도 많아진다. 조심성없이 아무렇게나 섞어 마셨다. 그러다가 군대를 다녀오고 졸업을 앞둔 사람들이나 취직을 한 사람들이나, 혹은 취직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술을 마신다. 사실 술자리가 생기기도 쉽지 않다. 어렵게 마주한 사람들은 몇 년 전 그 사람들과 같은 사람들임이 분명한데, 하는 이야기들은 어째 내가 모르는 것들이 한가득이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무거운 얘기를 꺼내어 놓는다. 다른 사람들이 의식주를 걱정하며 얘기를 나눌 때 나는 멍청히 그것을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다. 그럴 수 밖에 없다.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 그들은 열심히 내일과 다음 주와 미래를 이야기하며 어떻게 살 것인가 고민하지만, 그 이야기마저 알아들을 수 없는 나는 정말 어떻게 살아야 할까.
2. 4년동안 내가 배운 건 남들 눈치를 좀 더 잘보는 것. 눈치를 잘 보고, 남의 시선을 신경쓰는 건 확실히 늘어난 것 같다. 어릴 때 읽었던 교육용 도서에 이런 말이 있었다. 어른들은 용기가 없어서 애들처럼 행동하지 못한다는 것. 남의 시선을 견딜 용기가 없다는 말이었을까. 지금 생각해보니 교육 도서에 적혀있는 말치고는 꽤나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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