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 7일 목요일

다보탑을 줍다

  고개 떨구고 걷다가 다보탑을 주웠다
  국보 20호를 줍는 횡재를 했다
  석존이 영취산에서 법화경을 설하실 때
  땅속에서 솟아나 찬탄했다는 다보탑을

  두 발 닿은 여기가 영취산 어디인가
  어깨 치고 지나간 행인 중에 석존이 계셨는가
  고개를 떨구면 세상은 아무데나 불국정토 되는가

  정신차려 다시 보면 빼알간 구리동전
  꺾어진 목고개로 주저앉고 싶을 때는
  쓸모 있는 듯 별 쓸모없는 10원짜리
  그렇게 살아왔다는가 그렇게 살아가라는가

  유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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