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현존재 De-sein(= 세계-내-존재)은 하이데거를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할 중요 개념이다. 현존재는 쉽게 말해 '있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영어의 Be 동사와 비슷하기 때문에 Be 동사로 예시를 들어본다. 'He is my friend'라는 문장에 is라는 동사가 있다. 한국어로 해석하면 is는 '~은/는'이 된다. 이 문장에서 ~은/는이라는 것은 앞의 주어를 설명하기 위해 쓰인다. 그런데 주어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그 주어가 존재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는 나의 친구다'라는 문장에서 '그'가 존재하지 않으면 문장이 성립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그'는 '있어야(존재)' 한다. 하이데거의 현존재는 바로 이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하이데거는 인간을 그 자체로 보기 위해 현존재 개념을 도입했다. 전통적으로 인간 존재는 신 앞에 우연적이었기 때문이다. 비단 신학을 중시한 중세만이 그런 게 아니었다. 고대나 근대에도 '기독교의 유일신'이 아닌 다른 신이 있다거나 했을 뿐이지 신의 개념은 늘 있었다. 인간을 비롯한 존재자들은 '우연적으로' 발생한 존재였다. 필연적인 존재는 오직 신 뿐이었다. 신이 존재함으로써 세계가 창조되었기 때문이다. 반면 인간은 세상에 휙 던져진 존재로써, 누구든지 우연적으로 탄생한 존재였다. 또한 인간이 내던져진 세상은 시간성을 갖고 있어서 던져지는 순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존재하게 된다.
그런데 인간은 시간성을 갖게 되면서 가능성 또한 갖게 되었다. FM을 예로 들어보자. 선수는 시간이 흐르면서 포텐이 터지고, 능력치가 올라가기 마련이다. 만일 FM의 시간이 2015년 5월에 계속 멈춰있다면 해당 선수가 아무리 -9의 포텐을 가진다 해도 능력치가 올라갈 수 없다. 시간이 흐르지 않기 때문에 발전 자체가 없는 것이다. 인간은 이렇듯 가능성을 갖게 되었다. 헌데 신은 완전무결한 존재이므로 발전할 필요가 없고, 따라서 발전할 가능성 또한 없다. 이 '가능성'이란 존재자만의 고유한 특권인 셈이다. 그리고 존재자들은 자기 존재밖에 있는 시간성으로 나아가면서 끊임없이 자신을 부정하는 '탈존'의 과정을 겪는다.
하이데거는 인간의 있음이 타 존재들의 것과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우선 인간의 있음은 세계-내의 것이다. 인간은 있음 그 자체로 이미 타자와 연결되어 있다. 행동양식이나 생활방식등이 선조에서 후대로, 나의 주변에서 나에게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영화 <캐스트 어웨이>에서 홀로 무인도에 고립된 주인공이 친구 윌슨과 함께 자신이 살던 세계를 바탕으로 섬을 가꿔간다. 이렇듯 인간의 있음은 그 자체로 타자와 연결된다.
또한 인간의 있음은 다른 존재자들의 그것보다 자유롭고 심도있다. 동물들은 집을 지을 때 기껏해야 어떻게 지을 수 있는지밖에 모른다. 그러나 인간은 집을 어떤 모양으로, 어떤 재료를 들어 지을지 고민할 수 있다.
2. 인간의 있음은 끊임없는 탈존의 성격을 띈다. 탈존을 위해서는 자신의 존재가 인식되어야 하고, 탈존할 수 있는 새로운 것을 타 존재로부터 받아야 한다. 따라서 인산은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고, 타 존재자와 관계를 맺게 된다. 단순한 물물/정보 교류로 이루어진 원시적 탈존은 시간이 지날수록 타자와 자신의 관계를 고민하게 된다. 각종 규제들은 고민의 산물이다.
3. 에픽하이 4집의 <백야> 중 타블로 벌스에 '매 순간이 과거의 끝'이라는 가사가 있다. 그렇다. 인간은 매 순간 과거와, 자아와 작별하는 존재이다. 다시 말하자면 늘 죽음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뜻이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을 향한 카운트 다운에 돌입한다. 때문에 인간은 죽음이라는 걱정거리를 안고 살게 되며, 걱정이 심각해지면 네크로포비아가 되기도 한다. 이건 다음 번에....
좋은 글 잘 보구 갑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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