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들었던 '안나 와인오프너'의 이야기도 프리미엄의 한 종류에 관한 것이다. 이 와인오프너에 얽힌 이야기는 소비자의 구매욕을 증가시킨다. 제작자가 자신이 사랑했던 여인을 생각하며 만들었다는 이야기에, 소비자들은 혹시라도 내일, 아니 다음주나, 언젠가는 쓸일이 있겠지, 혹은 장식용으로 둘 목적으로 해당 물품을 구매한다. '안나 와인오프너'가 얽힌 이야기 하나 없는, 그저 귀여운 디자인의 오프너였다면 이만큼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사람들은 오프너 너머에 있는 제작자의 인간적인 이야기를 보고 돈을 지불한 것이다.
조금 다른 예시이긴 하지만, 열기가 좀 식긴 했어도 아직 열풍을 몰고다니는 '허니버터칩'도 이와 흡사한 판매방식을 보인다. 먹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허니버터칩의 맛은 특출나지 않다. 팬에 버터를 녹여 얇게 썬 감자를 튀기고 꿀을 넣어 조린, 딱 그맛이다. 처음 출시될 당시에는 생소한 맛이었겠지만 이제는 각종 '허니버터'가 난무하며 꿀벌이 고통받는 상황일 정도로 흔한 맛이 되었다. 그런데 왜 아직까지도 허니버터칩은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것일까? 답은 과자의 '희귀성'에 있다. 제품을 만든 회사는 현명하게도, 생산 라인을 많이 늘리지 않고 적은 수량으로 제품을 파는 방식을 택했다. 그럼으로써 허니버터칩은 '맛있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사려고 찾아보니 없는' 상품이 되었다. 프리미엄이 붙은 허니버터칩은 광풍을 몰고 다녔다. 사람들은 '구하기 힘든 것'에 현혹되고는 하는데, 적당히 높은 수준의 질을 가진 운동화나 옷, 화장품 등에 보다 높은 가격이 적용되면 과시용으로라도 구매하려 하는 것이나, 도저히 재고량이 늘어나지 않는 에어조던을 목빠지게 기다리는 구매자들이 그 예다.
이처럼 사람들이 돈을 주고 소비하는 것은 해당 상품의 질이나 디자인 뿐만 아니라, 그것에 얽힌 이야기나 화제 등의 프리미엄도 있다. 안나 와인오프너를 사면 오프너 뿐만 아니라 제작자의 사랑 이야기 또한 구매하는 것이고, 허니버터칩은 과자와 질소와 함께 많은 사람들의 입소문과 의식을 먹어서 소비하게 되는 것이다. 합리적인 소비자라면 프리미엄에서 자유로워야 하지만, 사회적 존재로써 프리미엄의 유혹에서 벗어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최대한으로 마케팅 수단을 분석하여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것이 지갑의 돈을 지키는 좋은 길일 것이다. 마무리가 어설프지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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