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7일 목요일

말릭 벤젤룰, 서칭 포 슈가맨



  죽은 영웅을 찾아 나서는 여정.


  1. 낭만적인 영화다. 영화는 로드리게즈의 음악이 한 나라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와, 드라마틱한 과정을 보여준다. 고작 한 장의 앨범으로 시작되었던 로드리게즈의 음악은 어느새 남아공 전역을 휩쓴 자유주의 운동으로 발전했다. 아파르트헤이트 등의 각종 규제에 시달리던 젊은이들은 로드리게즈의 음악을 들으면서 용기를 얻었다. 이 얼마나 낭만적인 이야기인지.

  허나 로드리게즈의 상황은 낭만적이지 못했다. 70년대, 로드리게즈의 음악이 남아프리카에서 성공을 거두었지만 그는 미국 가수였으므로 해외에서 자신이 성공했음을 알 수가 없었다. 1970년대는 전화기라는 개념조차 희미했다. 그런 상황이었으니 미국과 남아공은 소식을 주고 받기에 거리가 너무 멀었던 것이다.

  결국 남아공 사람들은 루머를 만들어낸다. 로드리게즈가 공연장에서 자살을 해 일생을 마감했다는 이야기가 퍼졌다. 남아공 국민들은 그들의 영웅이 죽은 줄 알고 있었다.

  2. 그런데 한 덕후가 로드리게즈의 자취를 따라가 보겠다며 뒷조사를 하고 다니기 시작했다. 로드리게즈는 미국에서 완전히 실패한 가수였고, 그에 관한 어떤 정보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러나, 덕후는 위대하다. 끈질기게 정보를 추적해서 로드리게즈의 프로듀서였던 사람까지 알 게 되었고, 그에게 로드리게즈가 멀쩡히 살아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3. 드디어 찾아낸 로드리게즈는 가난하지만 성실히 살고 있었다. 밥 딜런과 어깨를 나란히 할 뻔 했던 가수는 아버지가 되어 묵묵히 생계를 꾸리고 있었다. 로드리게즈를 찾아낸 덕후는 그에게 남아공의 이야기를 전해준다. 로드리게즈는 다시 기타를 잡고 콘서트를 위해 남아공으로 향한다.

  4. 로드리게즈의 인생과 그의 음악, 한 인간의 집념 그리고 로드리게즈의 노래를 부르며 규제에 저항했던 70년대. 이들은 참 낭만적이다. 60년대 후반에서 70년대 초반 당시에는 낭만이란 단어가 멀어 보였겠지만, 아픔을 뒤로 하고 곱씹어보는 과거는 낭만적이다. 향긋하고 고소하고.... 가슴을 울렁인다. <서칭 포 슈가맨>은 낭만적인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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