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1일 수요일
Dead Space
데드 스페이스
쉽게 다가가기 힘든 공포물이라는 특성상, 공포물 마니아가 아닌 나 역시 공포게임을 즐겨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다른 이름난 게임들은 다 해보려고 노력해봤으나 데드 스페이스만은 해보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렇다. 난 멘탈이 연약한 것이다.
그렇게 결코 약속이 ㅇ벗어가 아니라 연약한 유리 멘탈이 부서질까 세상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집 안에만 틀어박혀 각종 서적이나 음반, 장난감 등을 가지고 놀던 중에, 좀비우스라는 분께서 올린 리뷰를 보고 마침내 나는 내 멘탈을 괴롭히기로 결심하였다.
(그러나 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이거 별로 안무섭다. 안무서운게 더 무서움.)
그래서 시작한게 데드 스페이스.
Dead Space란 이름답게 세기말 패왕 아이작이 지나다니는 길에는 모두 시체가 널부러져 있다.
또한 그 공간은 정말 아무것도 없이 버려진 공간이며, 남아있는 조금의 생명체들은 풍전등화와 같다. 이는 게임을 하면서 죽어가는 사람들을 마주하게 되면 쉽게 느낄 수 있다.
이 끔찍한 공간에서 주인공 아이작께서는 오직 연인을 만나야한다는 목적만으로 지옥의 불구덩이를 헤쳐나가니, 사람의 목적 의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된다...
데드 스페이스를 하면서 느낀 몇가지는 우선 이 게임은 목적지를 알려 준다는 것.
게임에서 플레이어의 장소 이동은 문을 열거나 승강기를 타고 다른 곳으로 가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특히 1편의 경우) 게임 내 장소가 다 같은 구조로 지어져 있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 가더라도 항상 낯설지 않은, 헤메기 좋은 장소가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어디가 올바른 길인지 모르고 길 잃은 고라니처럼 헤멜 수 있는데, 친절하게도 이 게임은 가야 할 길을 알려준다. 아주 명확하게.
게다가 1편에서는 게임을 진행하기 위한 스토리 상의 방향만 잡아주지만, 2편 이후부터는 게임 저장소나 업그레이드 등 아주 노골적으로 방향을 알려준다.
두번째 특징은 플레이어가 맞서 싸워야하는 괴물, 네크로모프들에 관련된 것이다.
대부분의 공포게임이 영화 엑소시스트처럼 근본적인 인간의 공포를 살살 간질이는 것 보다는, 플레이어를 깜짝 놀래켜서 짜릿한 공포를 심장에 그대로 박아버리는 느낌의 방법을 취한다.
데드 스페이스도 마찬가지로써, 네크로모프들은 홍길동 뺨치는 신출귀몰한 존재들로 등장한다.
일반적으로는 환풍구를 통해 등장하지만, 가끔은 죽은 척을 하다가 달려들기도 하고 눈 속에서 뛰쳐나오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플레이어를 위한 깜짝 파티를 열어주고는 한다.
근데 죽은 척을 하는 애는 티가 난다.....
세번째이자 마지막으로 느낀 특징은 주인공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인물들은 배신을 한다는 것.
모두는 아니다. 그러나 가장 처음으로 헬프 유를 자처한 사람은 무조건 배신때린다. 아이작: (부들부들...)
이런 패턴이 3편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은 누가 배신때릴지를 짐작하기가 매우 쉽다.
또한 배신때린 사람들은 결코 좋게 죽지 않는다....
(노턴이 총 한방 맞고 죽기는 하지만, 그 시체를 능욕할 수 있기 때문에 결코 마수를 벗어나지 못한다.)
또한 게임의 스케일이 후속작을 거듭할 수록 점점 커진다.
1편에서는 고작 우주선의 좁고 어두운 통로를 지나다니는 데에 그쳤지만 3편까지 간다면 행성 하나에서 고삐풀린 고라니마냥 자유롭게 노니는 아이작을 플레이 할 수 있다.
그리고 데드 스페이스의 설정이 바이오쇼크와 겹치기도 하는데, 미지의 공간에서 살아남는다는 것과, 미쳐날뛰는 괴기한 적들...이 그렇다.
또한 데드 스페이스에서 마커의 최종 목적이 '합일'이라는 것은 에반게리온의 제레와 비슷히기도 한데...과연 그 합일이라는 것이 생명력이 있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
더하여, 우리는 모두가 균등히 잘먹고 잘사는 것을 원하는 것이지, 모두가 균등한 능력과 경제능력을 바라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떠오른다.
아무튼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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