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4일 토요일

집으로 돌아오는 길, 지하철에서 잠긴 생각

이건 내가 이전에도 했던 탐구와 망상인데, 혜화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도저히 할 것이 없어 다시 간추려 생각해보기로 했다.

내용은 자본주의와 개성에 관한 것이다.
이 두 가지가 어떤 관계에 있으며, 서로가 정비례 관계인지 반비례 관계인지 골똘히 망상에 잠겨보는 것이다.

지구가 한바퀴를 돌때마다 개인의 개성은 점점 더 빛을 발하고 있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지금만큼 다양한 개성이 존중되던 시기가 있었을까 싶다. 현대는 그 어떤 과거의 시기와 비교해보아도 개인의 특출난 탤런트와 생각을 보다 존중해주는 시기이다. 이렇게 된 데에는 고정관념에서의 계속된 탈피와 여유로워진 사람들의 생각이 주 원인이 될 것이다. 특히 사람들의 여유는 개성을 뒷받침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남과 자신을 비교하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상황이라야 비로소 남이 나와 다름을 인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생각의 여유는 어디에서 왔을까? 생각의 여유는 대부분 좋은 경제 환경에서 꽃피어난다. 과거 희랍 철학이 만발했던 그리스를 생각해보자. 그들이 철학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부유한 지중에 상권에서 오는 경제적 넉넉함이었다. 물론 그 당시 그리스인들이 지금만큼이나 개성을 존중했던 것은 아니었다. 고로 누군가는 여유로운 경제력이 개성의 존중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되지 못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당시 그리스의 경제력은 그 시기의 다른 나라들의 경제상황과 비교하였을 때 여유로운 것이지, 현대의 경제력과 비교하면 한참 미미한 수준이다. 다시 말해, 경제력의 정도에 따라 사람들의 여유도 단계별로 나눌 수 있다는 말이다. 그 당시의 고정관념, 이를테면 여성의 참정권 부정이나 노예제 등은 당시 그리스 경제력의 한계의 일면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굳이 멀고 먼 과거 그리스까지 가지 않고 과거의 한국을 생각해보아도 쉽게 경제력의 여유와 생각의 여유의 관계를 찾을 수 있다. 한국전쟁 이후, 거의 괴멸하다시피 한 경제상황에서 생각의 여유를 갖고 살아간다는 것은 우리네 부모님이나 조부모님들에게는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주의의 가치를 깨닫지 못했고, 독재정권이 들어섰음에도 크게 일어서지 못했다. 이후 경제력이 상승하자 깨어난 지식인들이 하나 둘씩 나타나 정말 중요한 것들에 대해 역설하기 시작하였다. 이후 한국은 피를 흘리며 싸운 결과, 민주주의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경제력의 여유는 생각의 여유와 정비례한다는 사실을 여실히 드러내보이는 근거이다. 이렇듯 경제력이 생각의 여유를 이끌어낸다는 사실은 자명하다.

그리고 그 생각의 여유는 마침내 그동안 사회를 속박했던 고정관념들을 깨부수는 데까지 이르렀다. 대표적인 것들로는 동성애나 남녀평등이 있고 더 나아가서는 권위주의의 부정 등이 있다. 자본의 발달이 마침내 고정관념의 타파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이 현상은 마침내 개인의 개성 존중에 이르게 된다. 고정관념을 깬다는 것은 획일화를 부정하고 그것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은연중에 그렇다고 믿고 있는  획일화된 사고를 부수고 자신의 신념을 갖는 것이 바로 개성이다. 때문에 역사속에서 개성이 가장 존중되는 현대가 바로 역대에서 경제력이 가장 높은 시기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절대로 현 세계 경제가 매우 좋다고 말하는 바는 아니다. 경제력에서 오는 삶의 여유라는 것은 금방 왔다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번 여유롭게 사고해 본 사람은 이후에도 계속 그 생각을 갖고 살아간다. 경제력이 좋아졌다가 나빠진다고 해서, 삶의 여유가 생겼다가 사라진다고 해서 개인의 생각또한 그렇게 쉽게 바뀌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사고는 물질보다 빠르고 오래가는 법이다.

더하여, 경제적 여유에서 오는 생각의 여유만이 개성을 꽃피운 것은 아니다. 경제적 여유는 곧 물질적인 여유를 말한다. 세계는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더욱 많고 다양한 물질을 생산해 내었다. 이는 개인의 취향을 존중해 줄 수 있는 물품이 더욱 많아졌음을 뜻한다. 가령 산업혁명 당시에는 개인이 스웨터를 사려고 한다면 공장에서 많은 수로 찍어낸 흰 직모 스웨터만을 구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서는 경제력의 상승에 따른 다양한 상품의 등장으로 개인의 선택이 다양해졌으며 취향을 보다 확실히 드러낼 수 있게 된 것이다.

긴 글을 쓰는 것은 언제나 지친다. 책이나 영화 포스팅은 내일로 또 미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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