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말로는 소크라테스의 '무의 인지'나 델피 신전의 '너 자신을 알라'.
무지를 인정하는 사람이 실로 잘나고 똑똑한 사람인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통용되는 말이다. 물론 여기서 무지를 아는 사람은 스스로 무지를 극복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이다. 무식한 거 알고 그냥 그대로 사는 사람은 포함 안됨.
사람들, 특히나 남성들은 이 말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어 뵌다. 나도 남자라 잘 아는데, 남자들은 쓸데없이 자존심이 세다. 가끔은 얼굴에 철면피를 깔고 넙죽넙죽 엎드리는 사람이 있기는 하지만, 그도 결국 일정한 위치에 서게 되면 스스로의 자존심을 지키려고 무딘 애를 쓴다. 특히나 자신의 지식에 대해서 아는 체를 하고 싶은 마름이나, 누군가 자신을 논파했을 때 입는 마음의 쓰라린 상처 등... 자존심 없이는 살기 힘든 생물이다.
자존심과 자존감은 다르다. 때로 혼동하는 이가 있는데, 자존감이 센 사람은 그 누가 자신에게 충고하여도 결코 짜증을 느끼지 않는다. 스스로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자신의 모습에 대하여 정말로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자존심은 좀 다르다. 자존심이 센 사람은 스스로의 모습에 확신이 없다. 남이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굉장히 신경을 쓰기 때문에, 남들 다 보는 자리에서 누군가가 창피를 주거나 하면 매우 화를 낸다. 그러면 분위기는 금세 식어버리고 만다. 한마디로 불통.
다시 말해, 스스로의 무지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불통이다. 남이 사실을 말해줘도 믿으려 하지를 않는다. 자신이 잘못된 걸 알고도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그러나 우리는 모름을 인정할 때 더 많은 진리를 알게 된다. 가령 내가 동양의 화폭에 대하여, 얄팍한 지식으로 아는 체를 할 때에는 누군가가 진리를 말해주면 나도 아는 거였다면서 얼버무리거나, 무시하고는 할 것이다. 더 웃긴 것은 그런 사람이 나중에 비슷한 자리에서는 자신이 논파당했던 그 사실을 아는 체하며 떠벌린다는 것이다. 대부분은 그렇다. 그러나 내가 모름을 인정하고 자문을 구할 때, 비로소 나는 더 깊고 많은 지식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무지를 인정하고, 귀를 열어야 한다.
난데없이 이 말을 하는 이유는 요즘 나라꼴때문에 그렇다. 나락갈대처럼 대통령한테 이쁨받는 만화라도 그려야할런지 원.... 다시 말하지만, 스스로의 모름을 인정하지 않는 행위는 불통이다.
추신으로, 노무현을 찬양하는 쪽이든 못잡아먹어서 안달인 쪽이든 고인은 곱게 좀 놔줬으면 좋겠다. 그가 뭐 그렇게 칭찬받을 만큼 잘한 것도 아니고, 그렇게 괴롭힐 만큼 못한 것도 아니다. 우리 집은 노통당시 집값이 올라서 집을 마련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능지처참을 하는 것은 너무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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