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휴학생은 알바를 하지 않으면 할 것이 컴퓨터 뿐이다. 물론 알바를 한다고 해서 안하는 것은 아니다만... 아무튼 오늘도 네트 상을 휘적휘적 돌아다니다가 티아라의 팬이 하소연하는 글을 보았다. 아직도 여전히 방송에 나오기만 하면 까이고 있다는 하소연. 음, 그럼 이쯤에서 그만 용서해줘야 하나? 그런데 누가 누굴 용서해주지?
3. 티아라 사건(?)의 주 대상은 탈퇴한 멤버와 현 몇 멤버들이었다. 그들 사이의 관계 문제는 그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인 것은 당연. 내가 친구와 싸웠다고 해서 남이 화해를 시켜주지는 않듯이. 전 멤버와 현 멤버가 화해를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것을 지켜보는 사람들이 이 두 대상에 끼어들어서 누군가를 비난하는 것은 옳은지? 이전에 장동민 글에도 썼었으나, 그런 사람들은 요상하게도 자신이 정의의 편인 것처럼 생각한다. 당사자도 아니면서 어떻게 사건당위를 정확히 판단하고, 옳고 그름을 결정지을 수 있는지가 정말 신기한 일이다.
4. 그런데 한편으로는 맞는 행동인 것도 같다. 아니, 잘못을 한 사람이 사회에 떳떳하게 나와서 잘만 사는 게 말이 돼? 안된다. 그것은 어릴적부터 동화로 배워온 권선징악에 크게 어긋나는 것이며, 이것은 유치원생도 안다. 그런데 권선징악은 헌법에 명시된 것은 아니다. 법률, 규칙, 제도 모두 권선징악을 해야 한다고 정해놓지는 않았다. 권선징악은 마음의 문제이다. 누군가가 (법에 어긋나지는 않는 일상적 형태의)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그 사람이 못되보이고, 미워진다. 권선징악은 여기서 시작한다. 인간의 도덕성은 대부분 비슷하므로 못된 행동과 착한 행동을 가릴 줄 알고, 또한 그것에 공감하거나 혐오를 느낄 줄도 안다.
5. 자, 권선징악은 마음의 문제라고 해보자. 그렇다면 어떤 벌을 언제까지 받아야 하는 것일까? 위에서 말했다시피 법률에는 없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처벌을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 정해져 있지 않은 것이 당연하다. 여기서 티아라 팬은 하소연을 한다. '당신들 언제까지 미워해야 직성이 풀릴 겁니까?' 그리고 대중의 대답은 '잘못해놓고는 무슨 선처를 바람? 노어이' 티아라 팬은 권선징악의 기간을 보다 짧게, 대중은 보다 길게 생각하는 탓에 이런 괴리가 생긴다. 허나 여기서 대중이 팬을 비판할 자격은 없다. 생각하는 기간과 (대중의)처벌이 다를 뿐이다.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이다. 사실 처벌이란 말을 쓰는 것도 웃기긴 하지만 마땅히 다른 말이 안떠올라서 그냥 쓰도록 한다(..)
6. 그럼 문제를 일으킨 연예인을 어떻게 봐야 하는 것일까? 그냥 자신의 마음대로 하면 된다. 좋아하려면 좋아하고, 싫어하려면 싫어하면 된다. 그러나 자신과 생각이 다른 남에게 화를 내거나 비웃는 것은 옳지 않다. 서로 성격이나 기호가 다른 문제일 뿐이다.
7. 그렇지만 자숙을 하지 않은 연예인은? ...자숙은 예의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연예인은 대중의 피(..)를 먹고 산다. 대중의 사랑, 대중의 돈, 하다못해 연관검색어 순위에 오른다면, 그건 인터넷을 쳐하고 사는 나와 같은 잉여들의 덕이다. 대중이 없이는 살 수 없다. 대중과는 거래관계에 있다. 즐거움을 팔고 돈을 얻는다. 만일 거래상대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면 사과해야 맞는 일이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만 바이어의 신용을 회복할 수 있는 법이다. 시용을 회복하지 못하면 두고두고 안좋은 말들을 듣게 되는 법이다. 거래 상대에게 예의는 지킵시다. 우리도 지킬 터이니.
8. 그래서 양현석의 '아티스트는 크리에이티브 해야 한다'라는 소리가 우습다. 아니, 그리에이티브 한 거랑 사과하고 자숙하는 것이랑 무슨 관계가 성립되는 것인지...? 자숙하면 덜 크리에이티브하게 되는지..? 아니면 사과를 크리에이티브하게 하겠다는 뜻인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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