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가 벚꽃놀이의 끝물인 것 같아, 더 늦기전에 벚꽃을 구경하러 다녀왔다. 장소는 경기도청. 좀 더 한적한 물향기 수목원이나 광교호수공원을 갈까 하다가, 이 두 곳에는 벚꽃이 없거나 적은 관계로... 사람이 많은 경기도청으로 향했다. 가기 전, 수원역 AK에서 먹을 걸 샀다. 츄러스와 에끌레어는 사서 바로 먹어버리고, 롤과 만두는 포장해서 챙겨갔다. 나는 역시 초딩 입맛인지라 달달한 디저트들을 질리지도 않고 잘 먹어치웠다. 달콤함에 흡족해하며 버스를 탔다.
길이 밀렸는데도 10여분만에 정류장에 도착했다. 걸어서 갔어도 되었을 법한 거리. 내려서 보니 역시나 사람이 많았다. 사람도 많고 개도 많고... 오늘이 경기도청 벚꽃축제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더 많이 온 듯 했다. 역시 벚꽃놀이는 평일에 가야 한적하게 놀 수 있구나. 그 때 생각을 해봤지만 이미 늦은터라 그냥 사람들 사이에 섞여 들어갔다.
경기도청 주변에는 벚꽃나무들이 굉장히 많다. 길을 따라 화성으로 쭈욱 내려가는데도 벚꽃나무가 없는 곳이 없을 정도. 인도에는 벚꽃나무, 산과 맞닿은 도로에는 개나리가 노랗게 이어져 피어있었다. 비록 사람들에 치이기는 했지만 예쁜 풍경이었다. 이래서 벚꽃을 보러 오는구나. 동행과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길을 따라 걸었다. 초입까지는 사람이 굉장히 많았는데, 돗자리가 하나 둘씩 펴지더니, 대부분이 잔디밭에 누워버렸다. 그래서 걸으면 걸을 수록 사람들이 적어져서 나중에는 제법 여유롭게 꽃구경을 할 수 있었다.
한시간 즈음 걷다보니 문득 목이 말라져서 아 음료수 사올걸, 하고 후회할 즈음 화성을 통과했다. 아래턱에 편의점이 있길래 음료수를 사러 들어갔는데, 원래는 순수하게 음료를 사려고 했던 것이 그만 아이싱을 사고 말았다. 결국 3시부터 술을 한 캔 마셨다. 챙겨간 롤과 만두도 괜찮았다. 특히 만두는 불 맛이 났다. 표면을 보니 센 불에 볶은 것 같지는 않고, 시즈닝을 넣은 것 같은데 아무렴 어때 맛있으면 됐지. 맛있게 먹고 나니 하늘이 어둑해지기 시작했다. 아직까지는 비가 오지 않는데 새벽에는 올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때도 혹시나 비가 올까 싶어 버스를 타고 수원역으로 돌아왔다. 볼 벚꽃도 다 봤기도 하고.
그래도 꽃이 지기 전에 봐서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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