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29일 수요일

기성세대의 시각 뻘소리

  20대들이면 지겹게 듣는 말들 중 하나가, '너는 왜 안 그러니?'라는 말이다. 너는 왜 토익 준비를 안하니, 취업을 안하니, 왜 그러니 등등, 뇌에서 말하기 조정 역할을 담당하는 기성세대의 브로카 영역에는 다양한 바리에이션이 구비되어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구비된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그 다양한 바리에이션 중에서도 요즘 거슬리는 말이 '왜 20대들은 나가서 현실에 대항하지 않나요?'이다. 이 소리가 나에게는 '왜 벙어리인 사람들은 말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나요?'로 들린다. 재밌게도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20대를 향한 기성세대의 '꼰대'질을 혐오하는 사람들이다. 꼰대질을 혐호하면서 꼰대질을 한다니... 이 무슨 모순.

  자, 그들이 (이미 난도질당해서 너덜너덜한)김난도 교수를 만난다고 가정해보자. 목에 핏대를 세워가면서 따진다. 당신이 요즘 20대들의 사정을 알기나 하냐고. 그리고 돌아서서 20대들에게 말한다. 너희는 이런 현실이 개탄스럽지 않느냐고. 개탄스럽지 당연히. 그럼 왜 나가서 싸우지 않느냐고 말한다. 이미 팔다리가 잘렸는데 무슨 수로 싸워..

  20대들의 사고방식은 지배당했다. 어렸을 때부터 배운 뿌리 깊은 암기 교육과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시늉을 하는 사람들에 의해. 그리고 대학생이 되니, 혹은 취직을 하니 왠지 화가 나고 억울하다. 교과서 속 세계와 현실은 너무도 다르다. 그래서 따지려고 하니 막상 학점이 걱정이고, 월급이 걱정이다. 학점을 받아야 취직을 하고, 월급을 받아야 카드 대금을 내거나 월세를 내거나 할 수 있다.

  그래도 가끔 싸우는 사람이 있다. 그 후의 일은 대부분 암담하다. 싸웠다고 누가 알아주지 않고, 알아주더라도 반짝,일뿐이다. 대중은 책임지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내 인생부터 생각해봐야 한다. 결국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스스로 뿐이기에.

  이런 상황에서 나가서 싸운다는 것이 얼마나 용기있는 일인지. 싸우는 사람들에게 박수를 쳐주는 것은 맞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비난하는 것은 꽤나 슬픈 일이다. 20대라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20대이기 때문에 분노를, 이 모든 것을 참아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3,40대들도 안싸웠잖아.... 이렇게 될 때까지 뭐했엉.

  결국 누가 안싸운다고 화내고 손가락질 하는 것은 서로의 얼굴에 침을 뱉는 일이다. 그렇다고 싸우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불행하게도, 솔직히 상황은 나아지고 있지 않다. 오히려 나빠지는 추세이지. 그렇기 때문에 서로는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어야 한다. 나가서 맞서지 않는다고 뭐라 할 것이 아니라, 같이 하자고 먼저 손 내미는 자세가 필요한 때이다. 다윗에게 힘을.

 
  내가 이런 글을 왜 쓰냐고? 재보선에서 질 것 같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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