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하다 드는 소모적 생각.
누군가는 어떤 예술을 보고 감탄한다. 정말 멋진 작품이군. 고개를 끄덕이며 감동에 깊이 잠긴다. 다른 사람은 같은 예술을 보고도 고개를 갸우뚱한다. 이게 무슨 예술이야? 나도 그릴 수 있겠어. 예술을 인정할 수 없다. 우리 주위에서도 흔히 벌어지는 일이다. 도화지에 붓자국 하나 남겨놓은 작품을 보고, 누군가는 엄청난 가치를 지닌 예술이라고 말하고, 누군가는 이게대체 왜 그만한 가치를 지닌 것인가? 하고 묻는다. 그렇다면 예술은 어느 때에 예술로써 인정받을 수 있는가?
평론가들은 예술 작품을 보고서 가치를 매긴다. 그리고 가치를 매긴 합당한 이유를 설명한다. 이 그림은 무엇을 표현한 것이다. 어떤 기법이 참으로 훌륭하다. 일반인들은 같은 그림을 보고서도 왜 그러한지 이해를 하지 못한다. 그저 평론가들이 입을 맞추고 제멋대로 해석한 것 같다. 왜 국어책에 실린 해석도 그러하지 않은가. 작가가 어떤 글을 써놓으면, 평론가들이 제 입맛에 맞게 해석하는 식이다. 작가는 그러한 의도가 없었는데도 말이다.
그렇다면 누구나 보고서 와, 정말 훌륭하다, 하고 감탄할 수 있는 작품은 어느것일까? 아마도 잘 그린 풍경화나 인물화, 소묘화 정도일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림이 현실과 비슷할 수록 잘 그렸다고 인정할 것이다. 또한 상상력을 동원하여 기괴한 작품을 그렸을때도, 어느정도는 수긍하며 인정해 줄 것이다. 그러나 그 밖의 작품들까지 인정할 수 있을까? 대중은 인정할 수 있는 예술작의 범위가 좁다. 다시 말하면, 독특하거나 새로운 작품들을 인정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티비로 표현한 현대시대나 같은 사람의 얼굴을 두고 여러가지 색들로 달리 표현한 팝아트 같은 작품들은, 그림을 낯설어하는 대중들에게는 인정받기가 힘들다.
평론가들은 제 멋대로 해석하는 것 같고, 대중들은 인정할 수 있는 작품의 범위가 좁다. 그렇다면 마스터피스는 과연 어떻게 인정받게 되는 것일까?
예술은 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은, 예술을 자신만이 소유하고 싶어 한다. 예술뿐만이 아니다. 예컨대, 팝송을 좋아하는 사람은 대중에게 유명하지 않은 가수의 노래를 들으며 깊은 조예를 가진 듯한 착각에 빠지고는 한다. 그러나 그 가수가 빅히트를 하여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되면, 자신은 그 가수를 오래전부터 알아 왔다고 위로를 하며 가수의 음악을 듣기 시작한 남들과는 급이 다른 사람임을 밝히려고 한다. 눈물겨운 노력이지만, 진짜 좋은 음악이라면 세상에 널리 퍼지기 마련이다. 예술도 마찬가지로, 정말 좋은 작품이라면 세상에 널리 유명해지기 마련이다. 책에 실리고, 사진으로 찍혀 돌아다녀야 한다. 그렇다면 결국 예술은 대중에게 널리 알려져야 맞는 것인가? 널리 알려진 것이 예술인가? 음.... 아직도 잘 모르겠는데. 확실히 소수만이 인정하며 특권처럼 갖고 있는 예술은, 예술이라기 보다는 친목활동이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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