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가 흥하는 이 시기에 누군가는 sns의 과도한 주목성을 비판했다. 열린 공간이라는 특성상 누군가가 나를 원하기만 하면 나의 일과를 살펴볼 수 있는 sns. 그곳에서는 타인들의 관심을 받기 위해 현실에서 어처구니 없는 일을 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누구든지 살피고, 살핌을 받을수도 있는 특성이 관심을 갈구하는 뜨거운 욕망을 만나 관심종자를 배양하였다. 관심종자는, 줄여서 관종은 그 수위가 귀여운 것에서부터 나도 모르게 입에서 욕이 세마치장단으로 나오는 심각한 것에까지 그 종류가 다양하다. 그러나 대부분은 끝내 심각한 수준에 이른 후에 많은 이들의 질타를 받고 저 아래 루시퍼가 사는 세계로 곤두박질친다.
그러나 실은 이 관종들은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대한민국 인터넷의 산....증인이다. 많은 관종들은 이전부터 자신의 블로그나(관종 블로거는 이웃이 많다.) 대형 사이트의 게시판, 그리고 놀랍게도 현실에서 종종 발견되었다. 사견으로써, 현실에서 출몰하는 관종은 qt 중의 qt, The Emperor of qt, qt열사 등의 명칭을 붙여주고 그를 기리는 앞담, 뒷담 대회를 개최해야 한다. sns나 인터넷상에서만 주먹을 부르는 이들은 그저 찌질이지만, 현실에서까지 진짜 주먹을 부르는 이는 용사라고 할 수 있다. qt의 용사.... 아무튼 이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타인들의 주목을 받는 것을 즐겼다.
악성댓글을 씀으로써 관심을 유도하는 것은 매우 간단하고 쉬운 방법이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터넷의 특성상, 나의 정체를 들킬 일이 거의 없는데다가, 네티즌들은 (현실에서 아닐지라도) 적어도 인터넷에서만큼은 불의를 보고 넘어가려하지 않는다. 간단한 방법으로 많은 어그로를 끄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악성댓글은 지금까지도 많이 쓰이는 방법이다. 다만 창의성이 떨어진다. 악성댓글의 단어 선택이나 어휘 구사력은 다 거기서 거기 수준이기 때문에 점차 악성댓글은 쇠퇴하였다. 그 결과 요즘은 보통 네티즌들이 악성댓글을 보아도 '어그로 ㅉㅉ'하고서는 그냥 넘어가버린다.
유명인을 공격하는 방법도 잘 먹힌다. 이 경우 초반에는 팬들이 달려들었다가, 이후에는 점차 세력이 커져서 아예 온 네티즌들을 상대해야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내 생각에, 이 방법을 쓰는 관종들은 멍청한 인간들임에 자신을 갖는다. 유명인을 디스할 경우, 초반 팬들과 싸우다가 그 디스 수위를 높여나가는데, 이후 해당 유명인이 이를 알고 고소를 할 경우,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싹싹 빌어야하는 일이 생긴다. 기사들을 보면 어떤 유명인이 선처를 했다, 그러는데 그걸 믿고 이 방법을 썼다가는 대를 이어서 망하는 경우가 있다.
최근에는 누군가를 공격하는 방법 보다는, 동정심을 유발시키는 방법이 흥하고 있다. 이는 특히 sns의 등장으로 발에 날개를 단듯이 퍼져나가고 있다. 응급실에서의 눈물셀카나 자신이 쓴 오그라드는 문구를 자랑스레 올리는 것은 매우 귀여운 수준이다. 그정도야 그냥 봐줄 수 있는 정도이다. 그러나 관심을 받기 위해 일부러 신발을 짝짝이로 신고 나간다거나, 다중의 계정을 만들어서 다중이 놀이를 하며 남들을 조롱한다던가 하는 소름끼치는 수준도 꽤 많다. 쓰고보니 이게 동정심을 유발시키는건지는 잘 모르겠는데. 하여튼.
하지만 난 관종들을 싫어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 누구보다도 사랑과 관심이 필요한 존재들이다. 자신을 아프리카의 굶주리는 기아 수준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에게는 먹을 것이 필요하다. 당장 굶어죽어가는 그들을 위해 따뜻한 욕설과 고소미를 먹여주자. 그러하면 그들은 더 이상 굶주리지 않을 것이다.
는 농담이고 관종들이 계속 생겨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그들은 대부분 확실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사람들이다. 어딘가 텅 비어 있는 공허함은, 어릴때부터 긴가민가한 애정을 받아온 이들에게서 보이는 흔한 특징이다. 관종들은 그 빈 공간을 남들의 관심으로 채운다. 자신이 이제껏 받아보지 못한 많은 이들의 관심은 그들을 황홀하게 한다. 불쌍한 사람들이다. 관심이 정말로 필요한 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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