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26일 수요일

돈이란 무엇인가.

 사람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그 물건. 누구든지 손에 쥐었다하면 사람이 곧잘 바뀌게 되는 그 이름. 사실 나도 항상 탐을 내는 그 존재.

 돈이라고 하면 지폐를 떠올리게 된다. 지폐나 동전.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돈 뿐만 아니라 땅이나 집을 비롯한 가지고 있는 모든 물건들이 돈인 셈이다. 실체가 없는 것들도 돈이 된다. 특허나 좋은 아이디어는 대박 상품이 된다. 돈의 범위는 매우 넓다. 모든 물건들이 저마다의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그것들을 정당하게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댓가를 지불해야 한다. 가치가 큰 물건일수록 댓가가 크다. 그러나 가치가 크다고 해서 꼭 나에게 필요한 물건은 아닐 수 있다. 고가의 악세서리는 매우 가치있는 물건이지만 나에게는 있으나 마나한 물건이므로 필요가 없다. 악세서리는 객관적으로 매우 가치있는 물건이나, 나에게는 가치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물건은 그것을 판단하는 이에 따라서 가치가 정해진다. 가치는 상대적이다. 누군가가 유명 디자이너의 값비싼 옷을 보고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 사람에게 안목이 부족하니 어떠니 하는 소리를 하는 것은 멍청한 짓이다. 가치는 상대적이니까.

 돈도 마찬가지이다. 상대적이 된다. 같은 백만원이라도 억대 이상의 부자에게는 적게 보일 것이고, 고시텔에 사는 가난한 학생은 그 금액을 보고 한숨을 내쉴 것이다. 돈의 흐름은 이상하리만치 큰 빈익빈부익부 현상을 이루어낸다. 부자들은 이제 모든 것을 얻었으니 국가로 눈을 돌린다. 이제는 나라가 돈이다. 돈은 항상 어디에든지 있기 때문에 메마르지 않는다. 다만 그것을 얻을 수 있는 능력의 차이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사람들은 돈 때문에 자주 싸운다. 대부분 돈이 없는 사람들이 그렇다. 당장 돈이 필요한데 얻을 수가 없기 때문에 싸운다. 혹은 얻기 위해 싸운다. 돈은 어디에나 있지만, 돈마다의 가치가 다르기 때문에 싸움이 일어난다. 사람들은 높은 가치의 돈을 차지하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다른 사람과 사투를 벌일 수도 있고, 세상과 사투를 벌일 수도 있으며, 자기 자신과 사투를 벌일 수도 있다. 승리자는 패배자보다 더 높은 가치의 돈을 얻는다. 돈을 향한 경쟁은 살기 힘들어질수록 더욱 치열해진다. 가끔은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운 좋게도 돈 많은 집안에서 태어난 사람은 훨씬 빠르고 간단하게 높은 가치의 돈을 얻는다. 혹은 생각지도 못했던 복덩이가 들어와 돈방석에 앉는 사람도 있다. 둘 다 운 때문이다. 슬프게도 돈으로 가는 가장 빠른 지름길은 운이다. 리스크가 매우 크기는 하지만.

 우리는 왜 돈에 얽매이는가. 욕망을 정당하게 채워줄 도구이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건 많은데 치뤄야 할 댓가가 너무 크다. 댓가를 치루기 위해 우리는 돈을 찾는다. 만약 욕망이 없는 사람이라면 어떨까. 아마 매우 편안한 삶을 살 것이다. 남에게는 그가 어떻게 보일지 모르겠으나 그 스스로는 무릉도원에서 살고 있는 셈이다. 전쟁터에서 벗어나 도원으로 가는 사람. 그러나 나는 아직까지 그렇게 하고 있지 못하다. 욕망을 억누를 수 있는 마음가짐이 덜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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