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9일 일요일

열한번째 사과나무.

 중학교 방학 중에 집에서 잉여짓하다가 질려서 심심하던 찰나에 읽은 책이다. 총 두 권으로 파트가 나뉘어져 있다. 잉여짓을 하던 내가 무심코 읽었다가 참 씁쓸해했던 기억이 난다.
 내가 알기로는 꽤나 유명한 책으로 알고 있는데, 정작 내 주위의 사람들은 들어본 적도 없는 듯하다. 인기를 끌었던 과거가 좀 오래되서 그런건가. 책에도 전성기가 있는 듯하다.

 이 책을 소개하자면, 남자의 사랑이야기. 그것도 지고지순한 순애보이다. 순애보 앞에 온갖 시련과 역경이 닥치지만 끝까지 순애보를 지킨다. 여자보다는 남자가 더 좋아할 책이다. 주인공이 멍청해 보이면서도 감동적이다. 눈물샘 자극 잘 받는 분은 공공장소에서 읽으면 좋지 않을 책이다.

 한편, 사랑의 무게에 대해서도 반성하게 하는 책이다. 그 사람을 정말로 사랑해서 만나는 것인지, 이왕 이렇게 되었으니 사귀는 것인지, 아예 처음부터 몸을 노리고 사귀는 것인지. 몸을 노리고 사귀는 사람은 달리 할 말이 없고... 좋아해서 만나는 것과 어쩌다보니 만나는 것은..

 사랑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책의 주인공은 거의 보자마자 사랑에 빠져버린다. 다시 말하면 외모를 보고 사랑에 빠진 것이다. 나는 저 사람과 아무런 추억도 없는데 사랑에 바진 것이다. 참 단순하다. 그와 함께 한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그저 외모만 보고 사랑하게 되는 것은 단순하고 슬픈 일이다. 그리고 이 단순하고 슬픈 일은 아주 종종 벌어진다.
 사랑이 이렇게 단순하다. 깊게 이해하려고 하면 지는거다. 좋은것도 이유가 어디있겠어, 그냥 좋은거지.

 개인적으로는 저음부터 사랑해서 만나는 케이스보다는 만나다보니 서로의 부분을 채워주어 사랑하게 되는 쪽이 괜찮다, 라고 생각하는 입장이라 어쩌다보니 만난들 좋기만 하면 큰 고민은 안해도 될 것 같다. 내가 왜 얘를 좋아하지 않는데도 만나는거지? 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만나다보니까 좋아하는거지 라고 말해주고 싶다. 물론 후폭풍은 니 감당.



도서글이었는데 완벽한 뻘소리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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