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22일 토요일

새벽.

 새벽에 대한 말이 참 많다. 글이나 가사를 보면 새벽의 감수성으로 쓴 감상이 많고, 사람이 가장 잔인해지는 시각 새벽 2시라는 드립은 이제 유명해졌다. 새벽이 되면 사람의 호르몬이 폭발할 듯이 활발히 움직인다. 감성이 에민해지고 풍부해진다. 그래서인지 오글거리는 생각이 많이 나오기도 하지만, 뛰어난 감성적 글귀가 구름을 뚫고, 한줄기 빛처럼 내려오기도 한다. 새벽이 뭐길래.

 나는 새벽이 정말 좋다. 밤을 넘어서 나오는 새벽의 차가운 공기. 몸 안으로 들어와서 머리와 폐를 말끔히 씻겨주고 다시 날숨이 되어 공기중으로 되돌아가는 찬 공기. 새까만 밤하늘에 희미하게 빛나는 별빛과 달마다 모습을 달리하는 달빛. 어두움은 사람의 창의성을 극대화 하는 힘이 있는 것 같다. 그런데 희미한 빛까지 들어와서 보다 신비로운 분위기를 내면, 비로소 그 창의성을 현실로 끄집어낼 의지가 모락모락 피어난다. 그래서 나는 새벽에 많은 생각을 하고, 글로 쓴다. 잠에서 깨어 다시 글을 보면 민망한 날도 있다. 하지만 햇빛이 비추는 동안 이성으로 숨겨놓은 감성을 꺼내는 새벽의 시간이 좋아서, 민망하더라도 글을 다시 만지거나 하지는 않는다.

 이런 새벽에 누군가와 이야기를 해보면 어떻게 될까. 전화든 톡이든 대화할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새벽에 대화를 하면 많은 이야기들이 오간다. 얼굴이 보이지 않는 소통의 특성상, 보다 과감하게 대화를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그래서 더 솔직하게 말할 수 있다. 서로간의 관계에서 솔직해진다는 것은, 많은 것을 공유한다는 의미이고, 그것은 그만큼 상대방이 신뢰가 간다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누군가 나에게 솔직해지면, 기분이 좋다. 그만큼 나를 생각한다는 반증도 되니까. 잘때까지도 생각해주면 더 고맙고.

 새벽은 좋은 것이다.


 껄껄껄.


 독자를 정하고 쓰는 글은 참 조심해야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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