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27일 목요일

샘 멘데스, 아메리칸 뷰티.



 가까이 보세요, 아메리칸 뷰티. 아메리칸 뷰티는 가장 아름다운 장미와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아름다운 소녀, 사소한 행복을 뜻한다. 그리고 영화는 이 세가지를 모두 보여주고 있다.

 평범한 회사원 레스터 번햄은 하루하루 무기력한 삶을 살아간다. 아내는 그 옛날 사랑스러웠던 날들은 잊어버린채, 무기력한 남편에게 싫증을 내기 일쑤이다. 외동딸은 무기력한 아버지에 대한 미움으로 꽉 차서는 반항의 길을 걷게 된다. 레스터 역시 이런 가족과 생활에 짜증을 느끼고 있지만 어쩔 수 없이 매일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에, 레스터는 딸의 공연을 보러 학교로 갔다가, 딸의 반항기 어린 친구인 안젤라를 보게 된다. 레스터는 안젤라를 보자마자 온갖 망상과 욕정에 사로잡힌다. 그 후 레스터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인생을 살기 시작한다. 중년의 세상에 대한 반항은 마리화나와 고급 스포츠카를 구매하게 한다. 그리고 안젤라를 생각하면서 그녀의 마음에 들기 위해 운동을 시작한다. 그리고...

 영화에는 다양한 인물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주인공 레스터 번햄과 아내 캐롤린, 딸 제인과 그의 친구 안젤라, 그리고 제인을 바라보는 소년 리키와 그의 아버지까지. 번햄은 그의 가족과 인생에 지쳐있다가 마침내 안젤라를 만나면서 억눌러왔던 모든 본성이 폭발한다. 뒷일은 생각치 않고 즐거움을 추구했던 그 시절로 돌아가서는 마음가는 대로 아무것이나 하기 시작한다. 중년 중산층의 투정이 반항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캐롤린은 변화한 남편의 모습을 보고는 경악한다. 생각없이 일을 행하는 그의 모습에 아내는 다른 남자에게 빠져들게 된다. 그러나 불륜 현장을 다른 사람도 아닌 남편에게 들키고 난 후, 남편의 조롱을 받은 불륜남과 헤어지게 된다. 그리고 캐롤린은 남편에 대한 증오로 가득차서 총을 들고 집으로 들어가지만, 결국 총을 쏘지 못한다. 아니, 쏠 기회조차 없었다.....
 반항아가 된 딸은 옆집 소년 리키를 만난다. 리키는 곧잘 비디오 카메라로 무엇을 촬영하고는 한다. 그의 카메라에는 그가 느낀 것들이 들어있다. 제인 역시 카메라에 들어있었다. 무기력한 아버지에 대한 증오가 모두에 대한 벽으로 발전해 나아갈 즘에, 제인은 리키를 만나 구원을 얻게 된다. 하지만 안젤라는 오히려 그 리키에게 자존심을 짓밟히고, 자신에게 빠져들었던 레스터를 향해 마지막 구원을 요청한다. 그리고 레스터는 그녀를 짓밟지 않고, 구해주게 된다. 안젤라와 리키와의 만남으로 깨달음을 얻은 레스터는, 그의 가족사진을 보며 사소한 행복을 느끼게 된다. 그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은 아주 잠시뿐이였지만...

 세상 살아가기가 빡빡하고 힘들 수록, 사람들에게 사소한 것의 기쁨과 행복을 알리려는 시도는 많아진다. 무기력한 사람에게 그가 누리는 특권과 행복을 깨닫게 해주려는 시도가 늘어난다. 그러나 행복을 깨닫는다고 해도 레스터처럼 이미 뒤늦은 때일지도 모른다. 일찍, 쉽게 알아챌 수 있는 행복은 일시적인 것이다. 깊은 행복은 궁극적이며, 오랜 시간 유지될 수 있는 것인데, 그런 것을 쉽게 깨달을 수 있을리가 없다. 우리 주위를 돌며 날아다니는 먼지만큼이나, 아주 사소하지만 쉽게 인식할 수 없다. 그러나 항상 우리의 몸을 드나들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매일 조금씩이나마 행복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나는 요즘 그러한 행복들을 찾아다니는 중이다. 행복하다.

 나는 행복해.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