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제껏 해온 게임들은 장르가 대부분 셋으로 나뉜다. 하나는 피파나 위닝, FM의 축구 장르. 또 하나는 콜옵과 레인보우 식스의 FPS 장르. 나머지 하나는 니드 포 스피드의 레이싱 장르이다. 지금 이야기 할 것은 바로 니드 포 스피드.
nfs시리즈 중에 내가 가장 많이 플레이 한 게임은 카본이다. 자유로운 도로 질주와 도로 경주 신청, 경찰차와의 손에 땀은 쥐는...사투. 내 기억 속에서 재미 보정을 받은 것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아주 재미있게 플레이했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성능이 아주 안좋은 차를 하나 던져주고 시작하는 것이 모든 레이싱 게임의 공통된 특징이다. nfs역시 이상한 고물을 하나 던져주고 시작한다. (사실 말이 고물이지, 실제 우리의 현실에서는 어딜가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차이다.) 그리고 유저는 그 구린...차를 가지고 열심히 플레이 해가면서 착실하게 돈을 모으고, 그 돈으로 차를 업그레이드 하거나 다른 차를 구매한다. 적금을 모아 보다 더 큰 집으로 이사가는 것처럼 게임에서는 더 좋은 차로 이사를 간다. 내 집을 마련했을 때의 기쁨과 마찬가지로, 게임에서 내 차를 새로 마련했을 때의 기쁨도 크다. 특히나 이제껏 작은 승용차만 몰고 다니다가 무시무시한 슈퍼카를 구매하게 되었을 때에는 더욱 그렇다. 이렇듯 레이싱 게임은 업그레이드의 미학을 달리는 게임이다.
업그레이드. 돈이 모인 유저는 재빨리 차를 바꾸려고 한다. 타던 차량을 업그레이드 하거나 그대로 두는 것은 대부분 돈이 없을 때나 하는 일이다. 일단 경주에서 승리하여 돈이 생기면 다음 경주를 위해 더 좋은 차를 구매한다. 그리고 구매한 차 역시 나중에는 버려지고, 다른 더 좋은 차로 옮겨 타게 된다. 한칸씩 발전해나아가는 나의 차고를 보며 유저는 그저 흐뭇한 마음을 갖게 된다. 게임은 점점 난이도를 높여서는, 유저가 재빨리 다른 좋은 차를 사도록 유도한다. 때문에 돈이 크게 모일 틈이 거의 없다. 돈이 생기는 족족 써버리는 것이다. 현실의 세상과 비슷해 보이지 않나. 더 나은 것을 사느라고 있는 돈을 써버리는 모습이 현실과 비슷하다. 심지어 이미 가지고 있는 물건인데도 말이다. 다만, 현실은 난이도가 계속 올라가는 게임은 아닌지라, 나중에는 돈을 저축할 여유가 생긴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업그레이드. 사실 나를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값비싼 치장이 아니다. 10만원대의 셔츠를 턱턱 사버린다고 해서 나의 가치가 오르는 것은 아니다. 사람의 업그레이드는 사람의 내면에서 가능하다.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끌어올렸을 때, 비로소 업그레이드를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사람은 확실히 특별한 존재이다. 돈이 크게 있지 않아도 스스로 자가 발전을 이룰 수 있는 존재라니.
그러나 나는 언제나 각종 옷을 사고 싶은 욕망에 빠져 들고는 한다. 자가 발전은 자가 발전이고, 외부의 모습은 또 다른 것이니까....라고 합리화를 시키고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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